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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다's View[11호] 촛불 1주년과 피다 1주년, 발전을 생각한다

2018-03-02
조회수 743

촛불 1주년과 피다 1주년, 발전을 생각한다


촛불시민혁명이 우리 사회를 뒤흔든 지 1년이 지났다. 촛불은 비단 정치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와 시민 개개인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시민들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경험했고, 우리의 적극적인 참여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 변화를 어디까지,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지만, 지난 1년은 분명 우리 사회가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과정이었다.

한국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경제성장과 정치적 민주화, 인권신장을 이루었다. 과거 힘들었던 시기를 거쳐 도달한 우리의 ‘발전'은 자랑할 만한 일로 여겨져 왔고, 한국은 이제 거의 선진국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발전한 것일까? 우리 사회는 지난 수년 동안 세월호와 촛불시민혁명을 거치며 이른바 발전한 국가인 한국의 실체를 확인했다. 인간의 존엄성은 돈벌이에 밀려 바닥으로 추락했고,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부정한 결탁은 더 공고해졌으며, 권위주의적 통치는 더 강력해지고 과정은 더욱 불공정해졌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이러한 폐해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해 온 ‘발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국은 전 세계의 어려운 이웃 국가들에게 우리의 발전 경험을 모델로 제시하며 해외에서도 이러한 폐해들을 양산했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누군가는 밤낮으로 일해야 했고, 재개발로 인해 누군가는 거주지에서 쫓겨났고, 오랫동안 제 모습을 지켜 온 환경은 망가졌다. 경제성장을 유일하고 최우선의 목표로 한 발전 과정에서 '사람'은 없었고, 개발을 명분 삼아 권리를 침해하는 것쯤은 당연하거나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졌다. 우리가 한국 사회의 발전을 제대로 성찰하는 것과 동시에 국내와 해외의 발전 문제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이유이다.

격변의 한국 사회 속에서 첫발을 뗀 발전대안 피다도 촛불과 함께 출범 1주년을 맞이했다. 빈곤 문제의 표면적인 해결을 넘어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구조와 체계를 고민하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발전’을 바라보겠다는 의지였다. 지난 일 년 간 발전대안 피다는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된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맞서 정의의 목소리를 높였고, 그 결과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파트너국을 대신해 한국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대선 과정에서는 한국의 발전 경험을 비판 없이 확산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고, 국제개발협력의 다양한 주체들이 파트너국의 권리를 존중하고, 참여자들의 노동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촉구했다.

한편으로는 관료와 전문가의 독점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애썼다. 캄보디아, 르완다에 이어 올해 여름 네팔로 떠난 시민현장감시단은 현장에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직접 살펴보고, 네팔 시민들과 만나 다양한 질문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헬조선을 살아가는 한국 청년들에서부터 라오스 청년들의 삶에 이르기까지 발전이 우리네 삶과 직접 연결되었다는 점을 생각하고, 함께 대안을 찾아갈 수 있는 다양한 자리를 만들었다. 또, 피다의 활동을 지지하는 회원들과는 네 차례의 방향 세우기 워크숍을 통해 단체의 미션과 비전을 당위적인 선언으로 묵혀두지 않고 활동으로 풀어내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고 지난하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방향성을 더 정교하고 분명하게 다듬어야 하고, 이를 시민들과 함께 해 나가려면 더 쉽고 간결해져야 한다. 다루어야 할 범위는 넓어졌지만, 몸집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촛불이 보여준 것처럼 우리에게는 지난날의 잘못을 돌아보고 현재를 바꾸어가려는 열망이 있음을 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행동하는 시민들의 힘을 믿는다. 사람을 꽃피우는 발전은 그곳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기사 입력 일자: 2017-11-23

작성: 발전대안 피다 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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